주중이면 나는 아침마다 수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지하철을 탄다.
서로가 서로에게 극도의 친밀감을 나타내기 위해 애쓰는 이 공간 속에서
나도 함께 열심히 노력해보지만 아무도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처 입는다.
그렇게 상처입고 출근한 매일 매일의 일상.
나는 매일 이야기를 쓴다.
가끔은 나 자신이 만족할 만한 이야기를 쓸 때도 있지만
내 친구들도, 얼마후엔 나 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쓸 때면 다시 상처 입는다.
오직 기계만이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쓸 때면
'상실의 시대에 공헌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입 신청서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을 이젠 매일 저지른다.
처음엔 그토록 고통스러웠던 죄의식도 이젠 흐릿해진다.
그래서 슬프다.
내가 슬프지 않다는 것이 슬프다.
내가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려 드는 자신이 슬프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레어를 만들었다.
이 레어가 나만의 마지막 방어선이자 치유되는 공간이다.
주말이면 나는 레어에 몸을 기댄다.
전장을 나가는 드래곤의 휴식처가 된다.
2008년 11월 17일 처음 마련했던 레어.
그리고 2009년 3월 29일 최근의 레어.

